포스팅을 준비하다 부결 소식을 듣고 해병대원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보니 착잡하다.
부결되었다.
금일 출석한 총 294표 중 찬성은 179표에 지나지 않았다.
범야권 총 179석 (민주당 154석 - 155명 중 이수진 불참, 정의당 6석, 새로운미래 5석, 개혁신당 4석, 조국혁신당 1석, 기본소득당 1석, 진보당 1석 및 무소속 8석) 과 정확히 일치하는 찬성표다.
지난 번 표결에서는 범야권에서 167표의 찬성표(총 168표 중 1표는 국민의힘의 김웅)가 나왔었다.
만약 전원이 찬성했다면 국민의힘에서는 찬성하겠다고 공언한 안철수, 조경태, 유의동, 최재형, 김근태 등이 실제로는 반대 또는 기권했다는 얘기가 되고, 범야권의 표가 지난 번과 같았다면 국민의힘에서 12표가 추가로 나왔다는 얘기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래봤자 전체 소속 의원들 중 10% 남짓한 것이기에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다.
채상병 재표결 어떻게 될까? - 국민의힘 이탈표
2024년 5월 29일 폐원이 예정된 대한민국 21대 국회 오늘 28일, 그 마지막 본회가 14:00에 시작된다. 오늘 본회의에서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인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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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
"보수"라는 집단의 명확한 우선 순위
범야권이 모두 찬성했다는 전제 하에, 국민의힘에서는 단 하나의 찬성도 나오지 않았다. 몇 번이나 찬성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던 안철수도, 유의동도, 최재형도, 김근태도 반대 또는 기권했다는 얘기다.
기권이나 반대가 범야권에서 나왔다 한들 국민의힘 절대다수가 반대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오늘 내린 선택으로 '일개 군인의 죽음과 관련된 공정한 수사 따위는 자신들에게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국민들에게 조롱섞인 투로 외쳤다.
한국 사회가 온 힘을 다해 보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준 국민의힘은 오늘 자국 군인이 어이없는 죽음 앞에 대통령실이 앞장서서 수사를 방해하도록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주며 "보수"라는 타이틀이 거짓이었음을 증명했다. 표결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장내에 있던 해병대원들은 부결 선포 순간 초점을 잃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국민의힘과 현 정권을 향해 "니들이 보수냐!"라고 울부짖었다.
그 동안 윤석열 정권의 잘못에 대해 입바른 소리를 하던 언론플레이는 말 그대로 언론플레이였을 뿐이며, 속내는 이제 와서 정권의 심판을 외치는 것보다 더 끈끈하게 윤석열에게 충성을 하는 것이 국가야 어찌 되든 자신들에게는 이득이라는 계산을 한 것.
이들은 자국 군인들을 무시하고, 경제와 외교, 안보를 모두 망치고 있는 현 정권에 충성함으로써 그 동안의 "윤석열 비판 쇼"도, "보수"라는 이름도 모두 거짓이었음을 잘 증명해냈다.
여론 전망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이미 채상병 특검법 찬성 여론은 70%에 육박하는 상황이었다. 이들이 야당에 대해 지지율에서 우위를 가지든 가지지 않든, 이들이 국민 여론과 반대되는 결정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이미 많은 악재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수사 외압 증거가 넘쳐나는 채상병 사건에도 사실상 "배째라"를 시전했으니 이들의 앞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야권은 6월 1일 대규모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경고까지 한 상황이라, 이번 집회가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물리적으로 느낄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의 뻔뻔함을 볼 때, 박근혜 정권 당시 탄핵을 앞두고 계엄령 선포를 준비했던 사실이 밝혀졌던 것처럼, 윤씨 정권도 여론을 적극적으로 탄압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다만 현재 민주당 지지율은 결집될 만큼 결집된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소폭 상승은 있겠지만, 완전히 윤석열 정권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윤석열 정권 및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과 민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기대하기에는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현 상태 그대로 지지율의 변경을 기대하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 그대로 더 큰 미움에 기반한 거품 지지율일 것이기 때문.
실제로 표면적으로 민주당의 압승이었던 지난 총선에서 실제 정당별 득표율은 국민의힘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역구 총 득표수의 경우 국민의힘과 비교할 때 14,781,838표 대 13,180,269표로 퍼센티지로 따지면 약 5% 차이. 민주당이 자신들로부터 지지를 철회했던 유권자들과 화해하지 않고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비난에만 열을 올려서는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민주당은 절대적으로 유권자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2찍" 발언 같은 실수도 있어서는 안되고, 범죄집단 페미니스트들과의 손절을 미루어서도 안된다. 아무리 국민들이 윤석열에 대한 반감을 가진다 한들, 결국 정치인들이라는 구심점이 있어야 유권자들의 힘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주당 자신들을 위해서 뿐 아니라 유권자들을 위해서 반드시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22대 국회로 넘어간 공
특검법 재추진
민주당은 이미 28일 재표결이 진행되기 전날, 특검법의 재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7일에,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될 경우 22대 국회에서 '당론 1호 법안'으로 재발의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내일 모레인 5월 30일부터 22대 국회가 시작되는데, 국회 회기가 바뀌면 법안을 재발의할 수 있다. 다만 말 그대로 발의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주도로 22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가결시킨다고 해도, 윤석열씨는 또 한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일부에서는 국민 여론 때문에 윤석열이 거부권을 또다시 행사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하는데, 지금까지 하는 짓을 봐서는 당장 끌려나오지 않는 한 거부권 정도야 아무렇지 않게 행사할 것 같다.
단, 거부권 행사로 또다시 재표결에 부쳐질 경우, 범야권이 완전한 결집을 한다는 전제 하에 22대 국회에서 108석을 차지한 국민의힘에서 단 8표의 이탈표만 나오면 특검법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와야 말이다.
집결
그 외에, 이미 22대 국회의 모든 야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을 공동 가치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집결은 21대보다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제 1당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과는 별개로, 국민들의 반 윤석열 정권 정서는 더없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에 야권이 윤석열 정권을 압박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가 야권을 리드하든, 포용력에 기반한 리더십은 필수일 것이다.
거의 찍어내듯 만들고 있는 또하나의 포스팅 일단 끝.
오늘의 표결 결과로 상심을 했을 많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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