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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175석 압승? - 민주당의 책임과 과제

I라고봐 2024. 4. 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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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을 아끼는 이재명 대표

 

 

범야권 192석이라는 이번 22대 총선 결과. 온 언론에서 "야권의 압승"이라고 추켜세우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연합 단독으로도 175석, 조국혁신당과 합치면 187석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표정과 말을 아끼고 있다.



다행이다.

 


 

 

사실 아쉬운 결과다.

 

국민들을 대놓고 입틀막해서 사지 들어 끌고나가고, 김건희가 대놓고 고속도로를 주물러 나랏돈 해 먹을 계획을 하다 걸려서 망신당하고, 과거 노상방뇨하다가 이를 훈계하던 주민을 폭행하고 경찰서에서는 난동을 피운 원희룡 당시 국토부장관은 이런 김건희를 감싸느라 거짓말을 늘어놓다 망신당하고, 

 

출처: 1993년 9월 15일자 세계일보

 

그런데 관련자들 수사도 못 받게 윤석열이 대통령 거부권으로 필사적으로 막고 있고, 언론사는 자발적으로 찬양을 하거나, 압수수색이 무서워 발언 수위를 낮추고 있고, 세계에서 한국의 독재화를 우려하고 있는데도 지난 총선때와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이 정권교체당한 후 대선 때 윤석열을 찍었던 유권자들과 이렇다 할 화해가 없었던 걸 감안하면 대승, 윤석열 정권의 나라꼴을 감안하면 오히려 지난 번보다 의석 수가 줄었으니 참패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여섯 차례 직접 방문하며 "이 곳이 중요해서 자꾸 오는 거다"라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던 동작을은 한때 국썅이라 불리며 전국민의 미움을 샀던 논란의 정치인에게 보란듯이 패배하기까지 했다. 

류삼영 후보가 나경원과 맞붙은 서울 동작을. 이재명 대표는 이 곳을 6차례나 방문하며 주민들에게 민주당과 류삼영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출처: 프레시안

 

즉, 이번 총선은 기존의 민주진영 결집은 성공했지만, 민주당이 "2찍"이라 부르는 "원래 남의 편"은 완전히 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돌렸다는 걸 확인한 선거라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패배라고 생각한다. 

 

결과도 무척 아쉽지만 이제 지난 일이고, 앞으로가 중요하다.

 

지난 총선 때도 이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당이 지역구와 비례를 합쳐 지금보다 5석이 더 많은 180석을 가져갔던 지난 21대 총선 후 단 2년만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서 20대를 중심으로 윤석열 지지자들이 결집하며 현재의 윤석열 정권이 탄생했다. 

 

이번에는 절대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시 잘못했던 일을 돌아보고 해결책 찾아야 한다. 

 

(한편으론 그런 의미에서 아직 민주당에게 압도적인 권한이 주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 생각. 압승했으면 또 반성을 미루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냉정하게

 

늘상 나오는 얘기이지만, 민주당이나 야권이 완벽해서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가지게 된 것이 아닌 건 명백한 사실이다. 누가 더 낫냐를 떠나, 일반 세상에 완벽한 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게 있는 그대로 완벽하다는 철학적/영적 믿음은 잠시 제쳐두기로 하자)

 

민주당은 당시 민주당에 등을 돌렸던 유권자들과 아직도 화해다운 화해를 하지 못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쥴리정권 하의 나라 꼴 때문에 현재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2찍 아니야?"라는 말실수나, 계속 터져나오는 당직자들의 노인 관련 발언 문제가 없이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화해의 손길 내밀었다면 의석 수는 더 많았을 것이고, 애초에 민주당에 호의적인 여론이 더 형성되어 지난 2년 당했던 것처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많은 민주당계 인사들이 노골적으로 억지성 범죄자 프레임을 쓰고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반드시 더 잘 해야 한다. 지난 민주당 정부의 "성과"들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다. 경제적, 안보적, 외교적 성과만 따지면 사실 애초에 국정운영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정권을 차지하려는 국민의힘 같은 범죄자 집단과 비교조차 의미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현재의 윤석열 쥴리정권을 빼고 보더라도, 청년들이 취업이 안 되어 절규하는데 "중동으로 가"거나 "푸드트럭 하라"고 하다가 국정농단으로 파면당한 박근혜 정권, 현재 2030들에게 나라살린 성군으로 선동되어 있지만 사실 지금과 같은 내수경제 폭망, 부동산 등 자산가격 대폭락 등 처참한 경제성적표를 받고 그 와중에 밝혀진 것만 수백억을 뒤로 빼돌렸던 이명박 정권, 국가부도의 김영삼 정권, 90년대 당시 4천억원 - 현재 가치 1조원 이상 - 의 비자금을 챙겼던 노태우 정권, 그리고 아예 한국인들을 학살하고 수십년간 그 희생자들을 조롱했던 전두환 정권으로 이어지는 광기의 집단과 비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민주당이 잘 해야 한다는 건 그보다 스스로 지도자라는 걸 자각하고, 유권자들과의 오해를 풀고 사회를 통합하는 걸 이제 정말 잘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1. "선생님의 포상 기다리는" 모범생 같은 자의식 버리기

 

정의가 저절로 나쁜놈들에게 구현될 거라 믿는 순진한 산사 스타크에게  - 출처: popsugar.co.uk

 

"There is no such thing as justice. Not unless we make it" - 세상에 정의 같은 건 없어, 우리가 만들지 않는 한. 

 

HBO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라니스터 가문에게 모든 걸 잃고 정의가 언젠가는 저절로 실현될 거라 믿는 산사 스타크에게 리틀핑거가 한 말이다. 

 

맞다. 정의는 그걸 만드는 사람이 있기에 존재하는 거다. 팔짱끼고 기다리고 있으면 저절로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 


(쓰다보니 민주당을 제 3자가 아닌 청자로 지칭하게 되었다... 과몰입...)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심각한 착각 있는 걸로 보인다. 정의는 자신들이 아닌 어떤 미지의 존재가 자신들을 위해 구현해 줄 것이고, 자신들은 유권자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그 위대한 심판을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는 착각. 국민의힘보다 착한 존재이니 언젠가 자동으로 복을 받을 거라는 착각. 마치 교실에서 모범생이 아닌 아이들이 난장질을 벌이는데 구경만 하며, "나는 나쁜 짓 안 하고 내 할 일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니까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선생님께서 오셔서 상 주실 거야"라는 모범생 같이. (모범생이나 일진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그 아이들 모두 각자의 역할이 다를 뿐이고, 가장 익숙한 상황을 예로 들려 했을 뿐이다)

 

이는 당신들의 직무유기다. 거기에서 모든 잘못이 비롯되는 것이다. 당신들은 모범생이 아니다. 당신들이 선생님인 거다. 가만히 있어도 유권자든, 국제여론이든,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나쁜 놈들 벌 줄거라 믿는 모범생이 아니라, 당신들 스스로가 그 손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유권자와 동급이 되어 유권자를 대상으로 싸우니 누가 처벌받아야 할 대상인지, 누가 포용해야 할 대상인지를 모르고, 문제를 보더라도 적극적으로 뿌리뽑을 생각을 못 하는 것이다. 

 

당신들은 나쁜 짓 안 하고 착하게 굴면 나쁜 놈들은 저절로 벌 받고 당신들은 상을 받을 거라 기다리는 모범생이 아니라, 스스로 지도자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도자는 유권자들과 함께 다른 유권자들을 조롱하지 않는다. 지도자는 유권자들이 잘못된 곳을 디딜 때 방치하지 않는다. 그들을 이끄는 존재다. 

 

 

 

2. 피아식별 제대로 - 선동가와 유권자 구분하기

 

 

어느 분인지 지난 대선 직후 칼럼을 쓰신 적이 있다. 민주당의 대선 패인이 지난 5년간 준엄한 처벌은 하지 않은 채 상대방에 대한 조롱만 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글이었다. 100번 맞는 말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집단을 두고 보면서, 사회적으로 그들을 조롱하는 분위기만 만드는 건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이다. 그들은 민주당 정부가 자신들을 처벌하지 않는 무력한 존재라는 점을 이용해 더욱 날뛰고, 멀리서 보면 민주당은 죄가 없어 처벌받지 않는 선량한 이들에 대해 조롱이나 일삼는 못된 것들로 보일 뿐이다. 조롱은 누구도 누구에게도 하지 말고, 처벌할 대상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힘과 그 지지자들을 반드시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 

 

민주당 스스로도 편파적인 언론과 선동 때문에 불리하다고 여러차례 말한 바 있다. 그럼 당신들은 대체 그 언론과 선동가들에 대해 무엇을 했나?

 

선동이 원인이고 2찍이 결과라고 생각한다면 원인에 대해서는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으면서 결과인 "2찍" 유권자들에 화풀이하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된다.

 

당신들이 처벌할 대상은 오직 국민의힘과 적폐세력일 뿐이다. 이들에 대한 (적법한) 응징은 반드시 하고, 불필요한 조롱은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마라. 당신들이 상대방을 조롱하면, 당신들을 따르는 지지자들도 그대로 보고 배운다. 민주당이 같은 국민에게 2찍이라고 조롱하며 공격하는, 악에 받친 일부 유권자들에게만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절대 그러지 마라. 상대방, 특히 상대 진영 지지자들을 깎아내리는 이들이 있으면 반드시 징계해라. 하다못해 범죄자 집단인 국민의힘도 그 정도의 쇼는 한다. 당신들은 나라 구하겠다면서, 자기들 욕심 위해 권력을 노리는 국민의힘이 벌이는 쇼만큼의 노력도 못 보여주겠다고 하지는 않을 거라 믿는다. 

 

 

3. 진심으로 모든 유권자들 포용하기

 

 

국민의힘 악질 선동가들과 거기에 속아 국민의힘을 지지하게 된 선량한 유권자들을 구분한 후에는 그들을 감싸안아야 한다.

 

단, 당신들의 진의를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절대 현재 "남의 편"인 유권자들을 정말 "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경제적으로 힘들게 사는 일부"에게만 애착을 가지는 건 개인으로서는 칭찬받을 일일 수도 있지만 국가 전체를 이끌어야 할 정치인들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다. 특히 당신들에게 이 문제는 오랫동안 당신들 스스로 고칠 생각도 안 하는 고질병이다.

 

이게 당신들의 고질병인 이유는 당신들이 당신들의 정의에 공감해주고 (싫든 좋든) 그 정의가 실현되는 데에 필요한 재원을 기꺼이 나눠주는 나머지 국민들에 대해 너무나 무신경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마저 아무렇지 않게 "2찍 아니냐"는 말을 하고 있고, "부자감세", "노인 실어나르기" 등, 일부 유권자층을 타자 -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친구들끼리 쑥덕거리며 다른 한 친구를 제 3자처럼 지칭한다면 그 다른 한 친구는 심각한 소외감 느낀다 - 로 보는 시각이 쉴새없이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이 점을 지적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그저 민주당에 꼬투리잡는 사람들 취급하기까지 한다.

 

당신들이 국민의힘처럼 그저 돈과 권력이나 해먹으려고 정당을 꾸리고 있는 게 아닌, 국가를 이끌어줄 마음이 있다면, 그 국가 안에 있는 모든 유권자들을 그들이 누굴 찍었느냐, 자산이 얼마냐, 나이가 얼마냐, 성별이 무엇이냐에 관계 없이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 입조심만 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당신들의 저변에 있는 "약자에게 우리 도움이 필요하니까 우리는 약자에게만 더 다가갈 것. 어차피 나머지 유권자들은 알아서 잘 살고 있음"이라는 태도를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와 같은 말실수는 계속 나오게 된다. 유권자들에 대한 인식을 먼저 바꿔야 어느 자리에서도, 사석에서도, 지금같은 무신경한 말실수가 저절로 사라지게 될 거다. 

 

당신들은 다른 당도 아니고 "더불어" 민주당 아닌가. 

 

 

 

4. 개별 유권자집단에게 사죄와 감사표현하기

출처: MBC

 

이재명 대표가 이미 총선 결과 나오자마자 유권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당 관계자들에게 기뻐할 때 아니라고 당부하는 말을 놓치지 않았다. 


 

모든 유권자들의 포용과 더불어, 특히 당신들에게 돌아온 유권자들에게는 별도의 화해를 청해야 한다. 

 

지난 대선과 비교했을 때 이번 총선에서 2030의 민주당 지지율이 많이 올라갔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유권자 전체에 대한 감사 인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에게 큰 반감을 가지고 돌아섰던 2030이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의 "반감 이유 분석"과 "그에 따른 책임있는 사과/후속조치"도 없는 상황에서 저절로 윤석열의 폭정 하나만 보고 돌아와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과해야 한다. 

 

윤석열 독재정권이 그 어떤 폭정, 비리, 범죄를 저질러도 그런 내용을 말하는 이가 민주당 정치인이면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의 공격적인 태도는 가뜩이나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넘어갔던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돌아올 이렇다할 "출구전략"도 안 내놓는 판에, 그나마 저절로 생긴 작은 출구마저 막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영원히 기존 지지자들끼리만 모여서 딱 180석 언저리 야당으로 남을 것 아니면 감정 상한 유권자들을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 그들이 민주당의 말을 스스로 듣고 싶어할 마음의 준비가 되도록 민주당이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이미 상처를 주고 소외감을 느끼게 한 유권자들에게 반드시 따로 사죄하고 감사하는 과정 거쳐야 한다. 얼렁뚱땅 윤석열 정권의 치부만 자꾸 보여주면 당신들을 뽑을 거라는 안일한 태도는 반드시 버려야 한다. 윤석열 쥴리 정권의 난동에도 21대 총선때보다 줄어든 당신들의 의석 수가 이같은 현실을 분명히 반영하고 있지 않나. 이 정도의 나라꼴이면 국민들이 당신들에게 몰표를 주어 민주당만 200석 이상 차지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당신들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권한을 쥘 소중한 기회를, 유권자들이 가진 반감을 방치함으로써 놓쳐버린 거다. 물론 당신들은 끊임없는 윤석열 쥴리 독재정권의 공격 때문에 정신이 없었을 수 있다. 그런 싸움을 견뎌온 당신들이 대단하고, 잘 견뎌줘서 일개 유권자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반대로, 유권자들, 특히 2030 남성들, 다주택자들, 자산가들, 노인들 같은 유권자들과 화해부터 했다면 애초에 지난 2년간 당신들이 거쳐야 했던 지난하고 고된 싸움이 당신들을 지지하는 여론들 덕분에 훨씬 덜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그리고 그들도 동의할 거다. 윤석열이 너무 싫은데 당신들이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준 상처 때문에 당신들을 끝까지 안 뽑겠다는 이들이 분명 많으니까) 

 

민주당 정부에게 사실상 직접적인 상처를 받은 2030 남성들과 그 외에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을 지지했다가 이번에 민주당을 뽑은 이들. 그들은 당신들이 그들과 화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기꺼이 이번 총선에서 당신들을 지지해줬다.  이렇게 당신들이 상처를 주고 지도자답지 않게 화해의 과정을 슬슬 미루어왔는데도 먼저 당신들을 지지해준 그 유권자들에게 반드시 사죄와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때의 일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억울하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지 않고 민주당에 들어와 대표 자리를 맡은 이상, 책임은 이재명 대표에게, 그리고 지금의 민주당에게 있다. 이를 거부한다면 우리가 지금의 일본에게 과거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명분도 없는 셈이다. 제대로 전달될 때까지 진심어린 사과와 감사를 수십번이라도 해야 한다. 

 

지금이 유일한 기회다. 사람들이 당신들의 승리라고 하는 지금, 당신들에게 힘이 있어보이는 지금 당신들의 진심을 전달해야 유권자들이 진정성 느낀다. 이는 전략상의 이유 뿐 아니라 도의적으로도 반드시 필요하다.

 

 

 

5. 위 내용들을 위해 비판을 통째로 거부하는 게으름 고치기

 

그리고 한참 더 있지만 일단 오늘은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의 의견 교환 및 수렴 창구를 반드시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에 유권자들의 의견을 두루 들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채널이 없다는 것은 민주당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민주당은 지난 수십년간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집요한 선동과 흑색선전에 시달려왔다. 부도난 나라를 살리고도 나라 망쳤다고 욕먹던 김대중 대통령,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사회의 키워드가 "웰빙"일 때 경제 망했다고 선동받고 선거개입 논란으로 탄핵 시도까지 당했던 노무현 대통령 등, 멀리서 지켜보던 일개 유권자인 나조차 "내가 민주당이면 침 뱉고 한국 떠나서 다시는 안 돌아오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많았다. 

 

아마 그래서 민주당은 점점 비판과 생트집을 일일이 구분해내는 것조차 버거워졌을 거다. 

 

백번 천번 이해한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절대 당장 버려야 한다. 

 

생트집 100번을 듣는 한이 있어도 제대로 된 비판 한 번을 거부해선 안 된다. 말처럼 쉽지 않은 것 안다. 그래도 해야 한다. 절대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당신들이 그런 태도를 가지기 시작하면, 당신 지지자들에게까지 영향 미쳐서 애초에 대화하기도 전에 "에이 어차피 말 안 통하는 2찍들이잖아" 하는 감정적 반감을 앞세우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마무리]

 

이번 총선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움 많이 남는 결과다. 물론 이유야 다르겠지만 국민의힘 쪽도 똑같이 생각할 거다. 

 

결과는 어느 쪽이 더 악착같이 노력했나 보여줘. 빨간색이 많았다면 그 지역은 그만큼 현재의 것을 지키고 은폐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는 얘기고, 반면 파란 쪽의 나라를 구해보겠다는 노력은 그보다 작았다는 뜻일 수 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지 않나.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생각했던 사회를 부디 온전한 가치관으로 잘 바로잡아주기를 바란다.  

 

나같은 사람들이 구경이나 하고 투표나 하는 동안 전면에서 열심히 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감사는 감사고, 민주당이 위 내용들을 꼭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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